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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손 꼭 잡고 16개월만에 얼굴 맞댄 노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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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한빛요양병원 댓글 0건 조회 1,139회 작성일 21-07-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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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선한빛요양병원입니다. 21.06.02일 동아일보에 게재된 본원관련 기사입니다.


1일 오전 8시30분 경기도 광주시 선한빛요양병원에 김창일(83)씨와 큰아들 내외가 들어섰다. 김씨 아내 구모(77)씨가 지내는 곳이다. 지난주에도 아내를 보러 왔었지만 야속한 칸막이가 둘을 갈랐다. 김씨는 걱정 반, 설렘 반으로 밤새 한숨도 못 잔 얼굴이었다.
 

요양병원 접종 완료자 대면면회
“걱정 반, 설렘 반 한숨도 못 자
정말 좋고 반갑다, 자주 오겠다”
병원 “환자들 정신 건강 좋아질 것”


“지난 주말 만나고 돌아와 아내랑 통화하는데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체온 측정을 하고 방문자 명부를 작성한 뒤 얼마나 지났을까. 휠체어에 몸을 싣고 나타난 구씨는 남편을 보자마자 울음을 터트렸다. 참 오랜만의 대면 면회였다. “괜찮아 괜찮아.” 김씨가 눈물을 닦아주며 아내를 달랬다. 구씨는 남편 팔을 끌어안은 채 한참 동안 서러움과 반가움을 쏟아냈다. “몸은 좀 어때.” 김씨가 구씨 손과 다리를 주물렀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던 구씨 표정이 이내 조금씩 밝아졌다. “주물러주니까 좀 낫네.”
 
이날 마스크를 쓴 채였지만 노부부는 두 손을 꼭 맞잡았다.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의 일이었다. 부부가 칸막이 없이 얼굴을 마주한 건 백신 덕분이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에게 요양병원·시설의 대면 면회를 허용했다. 코로나19가 터진 뒤로 1년여간 시설에 따라 면회가 금지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만 이뤄졌다.
 
김씨는 4월 21일과 5월 12일 두 차례 화이자 백신을 맞았고 이날 병원 관계자에게 백신 증명서를 보여준 뒤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20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김씨는 “정말 좋고 반갑다”며 “앞으로 가족들이랑 자주 오겠다”고 말했다. 큰아들 김한구(54)씨는 “코로나19 전에는 2남 1녀 남매들이 매주 돌아가면서 면회를 왔다”며 “대면 면회가 되지 않으면서 어머니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목소리도 좋지 않았는데 앞으로 어머니의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질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도 안산시 경희요양병원 4층 병실에서도 80대 노부부가 오랜만에 서로의 체온을 나눴다. 아내 김모(88)씨가 1년 넘게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남편 이모(87)씨를 만나러 왔다. 남편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고, 아내는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잘 있었소?” 덤덤히 건넨 인사에 이씨가 울먹였다. 부부는 지난해 추석 이후로 보지 못했다. 전화통화만 했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니 좋다. 보고 싶어도 못 보니 힘들고….” 이씨가 흐느끼자 김씨는 “님 보고 싶으면 사진을 보고요, 목소리 듣고 싶으면 전화를 쥐소”라고 노래 불렀다. 부부는 손을 맞잡고 웃었다. 서로의 등을 쓰다듬고 또 껴안았다. 이씨는 “(백신)주사를 맞아야 가족들도 볼 수 있고 여러 사람 다 볼 수 있고, 그 전과 같이 살 수 있는 거로 생각했다”며 “가족을 만나니 좋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으로도 병이 없는 한 오겠다”고 약속했다.
 
김기주 선한빛요양병원장은 “오랫동안 대면 면회가 진행되지 않아 환자들이 많이 우울해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환자도 늘었다”면서 “이제 대면 면회가 가능해졌으니 환자들의 정신 건강이 많이 좋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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